화장실 습관이 당신의 건강을 좌우한다? '짧고 굵은' 배변의 기술
- 뉴스B
- 1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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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무심코 반복하는 습관들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른 채 살아간다. 그중 하나가 바로 ‘화장실에서의 자세’다. 최근 SNS를 통해 퍼진 ‘올바른 배변 자세’ 영상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건강 관리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영상 속 남성은 전통적인 좌변기가 아닌, 중심이 낮게 설계된 곡선형 변기에 앉는다. 무릎은 엉덩이보다 높게 올라가 있고, 허벅지는 배를 자연스럽게 눌러주는 자세가 된다. 이른바 ‘쪼그려 앉기 자세’다.

이 자세가 왜 중요한 걸까? 실제로 소화기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이 자세의 효과를 주장해 왔다. 장의 출구인 직장과 항문은 평상시엔 일정 각도로 접혀 있어 대변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쪼그려 앉게 되면 이 접힌 각도가 펴지며 배변 통로가 직선에 가깝게 펼쳐져, 짧은 시간 안에 무리 없이 배출할 수 있다. 반면 일반적인 좌변기에서 90도 각도로 앉으면 직장이 꺾인 채로 유지돼 장의 운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제학술지 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에 실린 한 실험에 따르면, 쪼그려 앉은 실험군은 평균 51초 만에 배변을 완료한 반면, 좌변기에 앉은 그룹은 평균 130초 이상 소요됐다. 이는 단순히 시간이 길어졌다는 뜻만이 아니라, 그만큼 더 많은 복압을 줘야 하고 그 과정에서 치핵(치질), 변비, 항문 균열 등 다양한 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쪼그려 앉기 자세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불편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좌변기 앞에 작은 발받침대를 놓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무릎이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가면서 장이 펴지고, 짧은 시간 안에 배변을 마칠 수 있다. 요즘은 이를 고려해 설계된 전용 스툴 제품들도 다수 출시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자세뿐만이 아니다. 어떤 자세이든 ‘화장실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는 것’이 건강의 기본이다. 스마트폰이나 책을 들고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은 직장 부위의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치질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실제로 항문외과 전문의들 사이에선 “5분을 넘기면 위험하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다.
결국 핵심은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배변을 통해 장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쪼그려 앉기 자세가 모든 사람에게 만능 해법이 될 순 없지만, 자신의 신체에 맞는 습관을 찾아가며 배변 활동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분명 건강을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하는 일상 속의 사소한 동작이 장기적으로 내 몸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오늘 화장실에 들어설 때 한 번쯤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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