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인의 삶은 단순하지 않다 – 다양성과 목소리를 존중해야 할 때
- 뉴스B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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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양은 단순히 ‘입양’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깊은 사안이다. 수십 년 전,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수많은 아이들이 한국을 떠나 전 세계로 입양되었다. 그들은 단지 한 국가의 자녀가 아닌, 여러 문화를 오가며 살아가는 이중적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해외입양인을 하나의 프레임으로만 바라보려 한다. 피해자, 비극적 주인공, 혹은 무조건적인 성공담의 주인공. 그러나 그들의 삶은 훨씬 더 다층적이고, 더 다양한 색을 띠고 있다.

해외입양인 커뮤니티는 단일한 정체성을 갖고 있지 않다. 어떤 이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 대한 애정을 품고 돌아와 뿌리를 찾으며 살고, 또 다른 이는 자신을 입양해준 나라에 완전히 적응해 살아간다. 뿌리를 찾는 여정이 모든 입양인에게 꼭 필요한 과정은 아니며,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회피한다고 비난할 수도 없다. 각자의 선택과 삶의 방식은 존중받아야 한다.
문제는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다. 일부는 이들을 ‘불쌍한 피해자’로만 인식하고, 또 다른 일부는 ‘성공한 입양 스토리’로만 소비하려 한다. 하지만 이분법적인 시각은 입양인 개개인의 고유한 삶을 이해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된다. 입양은 결과적으로 가족을 잃는 경험이며, 그 자체로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입양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기도 한다. 양쪽 모두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입양 부모와의 관계, 정체성 혼란, 인종차별 등의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한국에서 다시 살아가고자 귀국한 입양인들은 언어 장벽, 법적 신분 문제, 사회적 배제 등 또 다른 어려움과 마주친다.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제도적, 문화적 측면에서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이다.
입양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그 안에는 국가 정책, 사회 구조, 문화적 태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해외입양인에 대한 이야기 또한 다양한 관점과 목소리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정한 서사에만 집중해서는 그들의 진짜 삶을 들여다볼 수 없다.
이제는 해외입양인을 ‘이해의 대상’으로만 보기보다는, 동등한 시민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바라봐야 할 때다. 그들의 경험을 통해 한국 사회가 배워야 할 것들도 많다. 해외입양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넓히고, 다양한 삶의 경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것이 진정한 ‘입양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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