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의 확장, 동남아 중심축으로 부상하는 베트남 시장
- 뉴스B
-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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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기관들의 동남아 진출이 다시금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정치·경제적 안정성과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외국 금융기관의 전략적 요충지로 주목받는 시장이다. 최근 산업은행의 하노이지점 설립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한국 금융권의 동남아 공략이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6년 간의 인내 끝에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지점 설립 인가 심사를 위한 첫 관문인 접수증(CL)을 발급받았다. 이는 단순한 서류 절차를 넘어 베트남 금융당국이 산업은행의 진출을 제도적으로 인정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이제 남은 단계는 본인가 획득과 실제 지점 설립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결정을 통해 산업은행이 오랜 기간 베트남 금융시장 진입을 위해 준비해 온 점, 그리고 한국과 베트남 간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지난 10여 년간 연평균 6\~7%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는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와 맞닿아 있고, 이로 인해 한국계 기업의 베트남 진출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베트남에는 약 9,0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이들은 금융, 제조, 유통, 건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있다.
이처럼 현지에 뿌리내린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과 금융서비스의 현지화가 필수적이다. 한국계 은행들의 지점 설립은 단순히 영업망 확장을 넘어서, 한국 기업들에게 안정적이고 신속한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산업은행뿐 아니라 기업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도 이미 베트남에 지점을 두고 있거나 확대를 추진 중이다.
다만, 베트남은 자국 금융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 은행에 대한 인가 절차를 매우 신중하게 운영해왔다. 특히 은행 수 과잉 우려가 제기되면서 신규 인가가 사실상 동결되다시피 했던 기간도 있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산업은행의 CL 발급은 외국 금융기관에 대한 정책 기조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산업은행이 본인가를 받아 하노이 지점을 정식으로 개설하게 된다면, 이는 한국 금융권의 동남아 전략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산업은행은 개발금융과 기업금융에 강점을 가진 만큼, 단순한 예금·대출을 넘어 인프라 프로젝트, 대기업 진출 지원, 현지 파트너십 구축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진출은 단발성 성과가 아니라, 한국 금융기관들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 금융시장 성장률이 정체된 상황에서, 해외 시장 특히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는 새로운 활로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은행의 선도적 역할은 향후 다른 금융기관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으며, 정부 차원의 금융외교와 맞물려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높다.
결국 산업은행 하노이지점 설립은 단지 한 은행의 해외 진출 사례를 넘어, 한국 금융의 글로벌 경쟁력과 민관 협력의 성과를 입증하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베트남이라는 전략적 시장을 중심으로 펼쳐질 한국 금융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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