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보험료의 그늘, 무해지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다
- 뉴스B
-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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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보험 시장에서 무해지환급형 상품, 이른바 '무해지보험'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해지보험은 해약 환급금이 없는 대신 일반 보험보다 보험료가 20\~30% 저렴하다는 장점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필요한 보장만 합리적인 가격에”라는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빠르게 시장을 확대했다. 하지만 보험 계약 유지율 통계를 들여다보면, 이 인기 이면에 소비자의 혼란과 상품 이해 부족이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무해지보험은 구조적으로 중도 해지 시 환급금이 없기 때문에 장기간 유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실상은 상당수가 3년차 이전에 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부담보다는, 보험에 대한 정보 부족, 변덕스러운 시장 환경, 그리고 ‘보험 리모델링’이라는 이름 아래 이뤄지는 갈아타기의 빈도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설계사와의 상담에서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오히려 보장 범위가 줄거나 보험료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간과되기 쉽다.
또한 무해지보험은 종신보험뿐만 아니라 암, 치매, 실손 등 다양한 보장성 상품에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 특히 질병 관련 보장은 고령화 사회에서 중요한 이슈인데, 이처럼 장기적인 보장을 전제로 한 상품을 단기간에 해지하는 것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게 되는 셈이다. 보험은 단순한 재무 상품이 아니라 인생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장기적 계획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관점에서도 보험에 대한 태도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저렴한 보험료만을 보고 성급히 가입했다가 해지하는 과정은 단순한 비용 낭비를 넘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대비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다. 보험은 계약 당시의 재무 상태뿐 아니라, 향후 수십 년의 생활 구조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무해지보험의 장단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사 역시 책임이 크다. 무해지보험은 구조적으로 일반 상품보다 해지가 쉬운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설계 단계에서부터 소비자에게 명확히 고지하고, 단기 해지 시 손실에 대한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설계사의 설명이 과도하게 ‘저렴함’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소비자는 중요한 리스크를 놓칠 가능성이 크므로, 설명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보험사의 중요한 과제다.
무해지보험은 소비자에게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다. 다만 그 매력은 ‘끝까지 유지했을 때’ 비로소 실현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단기적인 보험료 절감이 아닌,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리스크 관리 전략 안에서 무해지보험의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보험 소비자의 자세일 것이다.
보험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가장 싸게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오래도록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냉정한 질문이다. 무해지보험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지금, 오히려 한 발 물러나 그 본질을 되짚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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