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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맞춤의 과학, 두려움 대신 이해를” 글루텐 교차오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

  • 작성자 사진: 뉴스B
    뉴스B
  • 13시간 전
  • 2분 분량

연인 간의 다정한 입맞춤, 그 짧은 순간에도 조심스러움이 필요했던 이들이 있다. 바로 셀리악병 환자들이다. 이들에게는 연인의 식사 메뉴까지 신경 써야 했다. 파트너가 글루텐이 함유된 음식을 먹었다면, 이후의 키스조차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는 이 같은 우려가 다소 과장되었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셀리악병 환자와 그 파트너 간의 입맞춤을 통한 글루텐 전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를 다뤘다. 연구진은 셀리악병이 없는 이들이 글루텐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한 뒤, 환자와 10초간 키스를 나눈 후 타액 샘플을 분석했다. 실험은 두 가지 조건에서 진행됐다. 첫 번째는 키스 전에 아무런 조치 없이 5분을 기다린 경우, 두 번째는 키스 직전 물 한 잔을 마신 경우였다.


놀랍게도 두 조건 모두에서 글루텐의 검출량은 극히 미미했다. 특히 물을 마신 경우, 검출량은 20ppm 이하로, 이는 ‘글루텐 프리’ 식품에 적용되는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이었다. 이 수치는 실질적으로 교차오염의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셀리악병을 앓는 환자들에게 단순한 데이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수년간 연인의 식단을 통제하거나 키스를 피했던 많은 이들에게는 정서적인 해방감을 제공할 수 있다. 사랑의 표현 하나하나에도 제약이 따랐던 이들에게 “괜찮다”는 말은 그 자체로 치유가 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앤 리 박사는 "셀리악병 환자들이 꼭 극단적인 거리두기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한 “단순한 물 한 잔이 교차오염의 가능성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는 일부 실험 조건에 국한된 결과라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음식물 섭취 직후 구강 내 글루텐 잔류 정도는 음식의 종류나 양, 입안 세정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 결과를 ‘완전한 면책’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질환을 가진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과학적 근거로 해석해야 한다.


또한 이 연구는 보다 넓은 맥락에서 ‘질병과 공존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셀리악병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 알레르기나 민감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사랑과 일상조차 불안과 경계의 연속일 수 있다. 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과학적 접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워준다.


결국 핵심은 ‘이해’다. 질병을 앓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서로에 대해 조금만 더 이해하고 배려하면, 질병이 만든 장벽도 조금은 낮아질 수 있다. 입맞춤이라는 작은 행위조차 조심스러웠던 이들에게, 이번 연구는 하나의 희망의 메시지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제는 조심만이 아닌 ‘함께하는 법’을 배워도 된다고 말이다.


덧붙여: 셀리악병 환자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작은 노력으로 큰 안심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식사 후 입을 헹구는 습관, 간단한 입세정제 사용, 그리고 무엇보다 대화가 병을 이기는 시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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