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향한 전략적 재편, 어센틱브랜즈그룹의 다음 행보는 ‘브랜드 가치 내재화’
- 뉴스B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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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업 어센틱브랜즈그룹(Authentic Brands Group, 이하 어센틱)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재편 작업에 들어갔다. 단순한 시장 확장이나 매장 진출을 넘어서, 브랜드의 정체성과 지역 문화를 융합해 아시아 현지에서의 지속 가능한 브랜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어센틱은 수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거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노티카(Nautica), 챔피온(Champion), 퀵실버(Quiksilver), 록시(Roxy) 등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부터 에르베 레제(Hervé Léger), 주디스 리버(Judith Leiber)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셈이다. 이러한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이제는 아시아 시장 내에서 ‘어센틱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핵심 전략은 ‘브랜드 가치의 현지화’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각국 소비자의 감성에 맞춘 브랜딩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해석하고 전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예컨대 일본에선 정제된 미니멀리즘과 섬세한 장인정신을 반영한 캡슐 컬렉션이, 한국에선 K-팝이나 스트리트 감성을 결합한 협업 제품이 기획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럭셔리 소비의 세분화 흐름에 맞춰 '하이엔드 세컨드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인프라도 함께 정비되고 있다. 상하이에 세운 아시아 헤드쿼터는 단순한 사무실 공간을 넘어, 브랜드 쇼룸과 스타일 스튜디오, VIP 라운지 등을 갖춘 '브랜드 체험 복합 공간'이다. 이곳은 각국의 지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지역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위한 기획 회의, 스타일링 콘텐츠 제작, 그리고 현지화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는 중추적 허브로 기능하게 된다.
눈여겨볼 점은 어센틱이 이번 전략을 통해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브랜드 가치 구축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이다. 단발적인 판매 확장이 아니라, 각 브랜드가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운영 모델을 설계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어센틱은 아시아 각국의 전문 인력을 적극 영입하고, 교육 및 디자인 툴 공유, 글로벌 파트너와의 공동 기획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어센틱은 단일 브랜드가 아닌 ‘브랜드 패밀리’ 전략을 통해 아시아 시장 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테면, 한 지역에서 럭셔리 브랜드와 캐주얼 브랜드를 교차 전개함으로써 다양한 소비자 층을 공략하고, 크로스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노리는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 조합 전략은 특히 멀티브랜드 편집매장, 백화점, 온라인 플랫폼 등 다양한 유통 채널과의 협업에서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의 어센틱은 단순한 브랜드 관리 회사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 생태계 조율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는 어센틱이 단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선언이 아니라, 아시아 소비자와 브랜드가 상생하는 미래형 가치 모델을 설계하는 여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어센틱이 앞으로 보여줄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소비’가 아닌 ‘경험’에 가까울 것이다. 각 지역의 문화, 감성, 미적 코드에 맞춘 맞춤형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본격화되는 지금, 어센틱의 행보는 글로벌 패션 산업 내에서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제 어센틱은 아시아에서 브랜드를 ‘파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를 ‘심는’ 작업에 나섰다. 그리고 그 뿌리는, 단단히 내릴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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