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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중심 금융 플랫폼, 신뢰 회복이 먼저다

  • 작성자 사진: 뉴스B
    뉴스B
  • 5월 13일
  • 2분 분량

최근 금융감독원이 주요 온라인 대출 비교 플랫폼에 소비자 중심의 알고리즘 설계를 강력히 촉구한 가운데, 금융 기술 발전이 진정한 '금융 혁신'이 되기 위해선 신뢰라는 본질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금융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지금, 소비자들은 점점 더 손쉽게 여러 금융 상품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불투명한 추천 기준과 중개 수수료 중심의 구조는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보다는 플랫폼의 수익 극대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낸다.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운영하는 방식에 있다. 알고리즘은 중립적일 수 있지만, 그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사람이나 조직의 의도는 중립적이지 않다. 최근 일부 플랫폼에서는 금리와 한도가 동일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수수료가 높은 상품이 상단에 노출되는 등 이해상충의 여지가 있는 사례들이 드러났다. 이는 소비자의 ‘최선의 선택’을 도와야 할 비교 서비스 본연의 목적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플랫폼이 소비자를 향한 신뢰를 얻기 위해선 단순히 “좋은 상품을 추천한다”는 마케팅 문구를 넘어, 실제로 추천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추천 기준이 명확히 공개되고, 그 기준이 소비자의 실익에 부합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수수료 구조 역시 공개하거나, 수수료와 상관없이 공정한 정렬 기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의 활용 방식도 중요하다. 비교 알고리즘이 근거로 삼는 통계 수치나 이용자 후기 등이 일관된 기준 없이 사용될 경우, 왜곡된 정보로 인해 소비자의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 알고리즘이 단지 ‘많이 팔리는 상품’을 추천하기보다는, 해당 소비자에게 실제로 유리한 조건을 분석해 제시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금융이 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플랫폼은 일종의 ‘길잡이’다. 그 길잡이가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지 않고, 이익을 좇아 엉뚱한 길로 인도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디지털 금융 생태계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다. 알고리즘의 고도화만을 외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알고리즘의 윤리성, 공정성, 그리고 소비자 보호 원칙을 우선순위에 두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금융 플랫폼들이 진정한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이윤보다 신뢰를 먼저 쌓아야 할 때다.


이 변화는 기업의 자율적 노력으로도 가능하지만, 강력한 감독과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제도권 금융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소비자를 위한 금융 플랫폼, 말이 아닌 구조로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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