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의 ‘이중과제’…수익성 회복 속 건전성 유지의 난제
- 뉴스B
- 1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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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의미 있는 수익성 개선을 이뤘지만, 그 이면에는 건전성 악화라는 부담이 무겁게 드리워져 있다. 외형적으로는 당기순이익이 증가하고 투자 손익도 크게 개선됐지만,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K-ICS 비율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수익성과 건전성 간의 균형이 보험산업 내에서 얼마나 민감한 문제인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특히 IFRS17과 K-ICS 도입 이후 자산과 부채의 평가 방식이 달라지면서, 보험사의 회계 처리 기준 자체가 재무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기적인 이익 증대가 장기적인 건전성을 반드시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시점에서 보험사들은 과거와는 다른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K-ICS 비율의 하락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보험사가 미래 보험금 지급 능력에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감독 당국의 경영개입이 이뤄질 수 있다. 이번에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요소들은 대부분 외부 환경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특히 글로벌 금리 상승과 같은 거시경제 요인은 보험사들의 통제 밖에 있다. 이러한 변수들이 겹치며 자산 평가 이익은 늘었지만 부채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K-ICS 비율은 자연히 압박을 받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유상증자와 함께 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외부 자금을 유입시키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건전성 방어에 유효할 수 있지만, 자본 비용이 상승하고 수익성에도 장기적인 부담을 줄 수 있는 구조다. 특히 평균 4.8%를 넘는 표면금리를 고려할 때, 조달 자금의 활용 효율성 또한 함께 검토되어야 할 부분이다.
더불어 보험 산업 전반에 걸친 제도 개편도 진행 중이다. 판매 수수료 체계 개편, 자본 규제 고도화, 보험개혁회의의 후속 조치 등은 보험사들로 하여금 기존의 영업 방식과 상품 전략을 재정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특히 장기적인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움직이는 가운데, 생보사들은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서 공적 기능의 수행이라는 또 하나의 사명을 안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는 지금 ‘두 개의 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하나는 단기 수익성과 자본 여력을 유지하는 일이요, 다른 하나는 정책 변화와 장기 부채 리스크에 대응하며 건전성을 지키는 일이다. 지금이야말로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 전략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며, 재무 구조의 안정성 확보 없이는 어떤 수익성 개선도 허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생명보험 산업은 본질적으로 ‘미래를 담보로 현재를 설계’하는 업이다. 그렇기에 수익의 증가와 건전성의 하락이라는 지금의 불균형은 그 어느 때보다 섬세한 균형감각을 요구한다.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재무적·제도적·사회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보험사가 지닌 본래의 역할과 기능을 되돌아보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신뢰를 지키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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