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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신호를 듣는다는 것 – 멈춤의 용기와 진짜 회복에 대하여

  • 작성자 사진: 뉴스B
    뉴스B
  • 15시간 전
  • 2분 분량

우리는 아플 때 병원을 찾고, 통증이 있으면 약을 찾는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는 아픔의 본질을 마주하기보다 ‘불편함’을 없애는 데 급급하다. 통증을 ‘없애는 것’이 치료라고 착각하면서 말이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려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고, 머리가 아프면 진통제를 찾는다. 하지만 열은 면역 반응의 일환이며, 두통은 과로의 신호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꺼버리는 데 익숙하다. 신호는 무시당하고, 원인은 그대로 남는다.



그 결과, 우리의 건강은 천천히 무너진다. 속도가 느려 자각하지 못할 뿐, 마음의 병이 몸으로 옮아가고, 억눌린 감정이 통증으로 표현된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위장 장애로, 외로움이 만성 피로로, 불안이 수면장애로 바뀌는 건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아니라, 그 아래 숨어 있는 삶의 방식, 감정의 습관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치료의 정의’는 다시 쓰여야 한다.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게 아니라, 고장난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 다시 말해 ‘왜 아프게 되었는가’를 물어야 한다. 심리학자 가보르 마테는 “우리가 진짜 회복해야 할 것은 질병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는 의학의 관점을 넘어서, 인간으로서 삶을 대하는 태도를 묻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의 삶이 너무 ‘빠르다’는 데 있다. 몸이 쉬자고 해도 “지금은 안 돼”, “이번 일만 끝내고”라며 계속 달린다. 쉬면 불안하고, 멈추면 뒤처질까 두렵다. 이처럼 멈춤이 곧 실패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몸의 목소리는 점점 묻힌다. 결국 병이란, 무시당한 신호들이 모여 만들어낸 최후의 외침이다. 그리고 그때서야 우리는 비로소 멈춘다.


이제 우리는 방향을 틀어야 한다. 빠르게 가는 것보다, 제대로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멈추는 연습’이다. 퇴근 후에도 일 생각을 멈추고, 주말엔 진짜 쉼을 선택하는 것. 너무 피곤할 땐 약보단 충분한 수면을, 마음이 가라앉을 땐 스마트폰보다 햇살 아래 산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효율과 성과를 중시하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감정과 욕망, 불안과 피로가 엉켜 있는 복합적인 존재다. 그런 우리가 몸을 돌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잘 듣는 것’이다. 작은 통증 하나에도 귀 기울이고, 반복되는 불편함 속에 숨어 있는 메시지를 읽는 것이다.


종종 사람들은 ‘이 정도는 다 참고 산다’며 자기 상태를 외면한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참고 견디는 데 익숙해져선 안 된다. 지금의 불편은 몸이 보낸 마지막 신호일 수 있다. 이 신호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만이, 진짜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몸은 언제나 우리 편이다. 다만 말을 다르게 할 뿐이다. 쉬고 싶을 땐 무기력으로, 상처받았을 땐 통증으로 말한다. 그 소리를 듣는다는 건, 결국 나를 더 잘 돌보는 일이다.


마침내,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이 통증은 내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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