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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통 혁신, 왜 한국은 멈춰있는가

  • 작성자 사진: 뉴스B
    뉴스B
  • 5월 7일
  • 2분 분량

세계 주요 도시들이 빠르게 실물 교통카드를 버리고 ‘모바일 지갑’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한국은 여전히 실물 카드에 의존하고 있다. 뉴욕시는 올해 말까지 선불형 OMNY 교통카드를 애플페이와 구글지갑에 연동해 ‘지갑 없는 통근’ 시대를 완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한 손에 스마트폰만 들고 학교나 회사에 가는 일이 곧 일상이 된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아이폰 사용자에게 ‘대중교통 이용 = 실물 카드 지참’을 강요하고 있다.



이 차이는 단순히 결제 방식의 편의성 문제가 아니다. 도시 시스템 전반의 디지털 전환 속도와 철학의 차이다. 뉴욕은 OMNY 시스템을 처음부터 모바일 확장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 초반에는 실시간 카드 결제 방식이었기 때문에 학생이나 정기권 이용자는 실물카드를 병행해야 했지만, 이번 선불형 카드의 모바일 연동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기술적 난관보다 정책적 의지가 더 큰 역할을 한 것이다.



한국도 모바일 교통 결제 시스템이 없는 건 아니다. 안드로이드 기반 삼성페이나 엘지페이는 교통카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스마트폰 사용자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아이폰 이용자는 여전히 소외돼 있다. 핵심은 애플페이와의 협업, 그리고 그 속의 수수료 구조다. 애플은 자사 플랫폼을 사용하는 대가로 일정 수수료를 요구한다. 한국 카드사들은 이미 교통카드 결제로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수수료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게다가 한국 교통카드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가진 티머니는 이 시스템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 따라서 카드사와 티머니, 그리고 애플 사이의 이해관계는 간단히 풀릴 수 없는 고리로 엉켜 있다. 서울시가 티머니의 대주주로서 수수료 손실 보전에 소극적인 입장이라는 점도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은 NFC 인프라와 교통 시스템의 디지털화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 뛰어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조건, 즉 플랫폼 간 협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는 기술이 아니라 정책과 구조의 문제다.


지금 전 세계 13개국이 애플페이 기반 교통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결제 기능이 아니라, 도시 인프라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의미한다.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야 진정한 ‘스마트 시티’라 할 수 있다.


한국이 진정으로 디지털 선도국임을 자부하고 싶다면, 기술 경쟁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이해관계자의 조율, 정책의 결단, 시민 중심의 서비스 설계가 함께 가야 한다. 아이폰 유저에게도 ‘지갑 없는 통근’이 일상이 될 수 있도록, 이제는 결정을 내릴 때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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