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젊게 유지하는 비결, ‘인지예비력’을 키우는 삶의 습관
- 뉴스B
- 1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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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따라 깜빡깜빡하네…"라는 말이 일상이 되어가는 시대다.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기억력은 점점 흐려지고, 자연스레 뇌 건강에 대한 불안도 커진다. 하지만 치매나 기억력 감퇴는 단순히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뇌의 회로망이 얼마나 잘 연결되어 있고, 이를 얼마나 자주 활용하느냐가 핵심이다. 이를 설명해주는 개념이 바로 ‘인지예비력’이다.

인지예비력은 뇌의 구조나 기능이 손상되었을 때, 이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일종의 ‘뇌의 예비 능력’을 말한다. 쉽게 말해 뇌 속 도로가 다양하게 뚫려 있으면, 한 길이 막혀도 다른 길로 돌아갈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이 여유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꾸준한 자극, 다양한 경험, 적극적인 사고와 참여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발표한 또 다른 뇌 관련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평생 학습을 실천한 사람들, 다양한 취미와 사회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일수록 뇌 위축의 정도가 낮고, 노화로 인한 인지 저하가 더뎠다. 즉, 뇌도 쓰면 쓸수록 건강해진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인지예비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정신적 활동이다. 하루 10분 독서라도 꾸준히 이어가면 단어를 기억하고, 맥락을 유추하는 과정이 뇌를 자극한다. 글쓰기나 일기 쓰기도 효과적이다. 생각을 정리하고 문장을 구성하는 일이 뇌를 깊이 사용하게 만든다. 또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외국어 공부, 악기 연주 등도 훌륭한 뇌 운동이다. 낯선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과정 자체가 신경망 형성을 돕는다.
둘째는 신체적 활동이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뇌혈류를 촉진시키고, 해마(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성장을 돕는다. 최근에는 댄스 운동이나 요가처럼 리듬과 균형이 필요한 운동도 뇌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가 많아졌다. 땀을 흘리는 행위가 단순히 체력 유지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뇌세포의 생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셋째는 사회적 활동이다. 사람들과의 대화, 모임, 봉사활동은 단순한 감정 교류를 넘어 뇌를 복잡하게 사용하게 만든다. 누군가의 말을 듣고 이해하고, 나의 경험을 전달하는 과정이 바로 고차원적인 인지 활동이다. 특히 혼자가 아닌 환경에서의 상호작용은 치매 예방에 있어 중요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또한, 감정 관리도 무시할 수 없다. 긍정적인 감정은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 손상을 줄이고, 뇌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감사일기 쓰기, 명상, 마음 챙김 등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활동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좋다.
결국 뇌는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단순히 문제집을 푸는 공부가 아니라, 삶의 태도 전반이 뇌의 회로망을 설계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새로운 길을 걸어보는 것, 손편지를 써보는 것, 익숙하지 않은 취미를 시작하는 것, 모두가 뇌의 지도를 다시 그리는 행위다.
무언가를 새롭게 배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그 경험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치매는 막연한 공포가 아니다. 대비할 수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그 대비는 오늘 내가 선택하는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
인지예비력은 단순한 뇌 과학 용어가 아니다. 그것은 결국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에 대한 삶의 철학이다. 지금부터라도 뇌와 마음, 몸을 함께 자극하는 습관을 쌓아보자. 미래의 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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