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예술이다, 그리고 예술은 보호받아야 한다 – 새로운 시대의 게임 생태계 논의
- 뉴스B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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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더 이상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다. 수많은 창작자들이 수년의 시간과 창의력을 쏟아붓는 하나의 총체적 예술이자, 수백만의 이용자들이 감정과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 콘텐츠다. 특히 최근 들어 ‘게임 예술인’이라는 개념이 정치, 문화계에서 본격적으로 언급되며 게임 산업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단순한 산업 진흥을 넘어서, 예술 복지와 창작 생태계 차원에서 게임을 바라보려는 움직임은 의미가 깊다.

문화예술의 범주에서 게임이 논의된 것은 오랜만의 일이며, 이는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적 장치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게임 개발자들은 높은 노동 강도와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창작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문화예술 지원 제도는 순수예술에 치중되어 있으며, 게임은 언제나 그 경계에 머물렀다. 이제는 그 경계를 넘어, 게임 역시 예술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제도권 복지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흐름은, 게임 콘텐츠 자체의 예술성과 창작 완성도다. 예를 들어 반다이남코가 선보이는 ‘엘든 링 밤의 통치자’는 단순한 게임 확장판을 넘어선, 하나의 독립된 서사 예술 작품처럼 느껴진다. 변화하는 시간대와 날씨,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반응하는 세계, 그리고 강렬한 보스전까지, 이 모든 요소는 플레이어에게 일종의 감정적 서사를 체험하게 한다. 이는 영화나 문학, 회화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서적 몰입과 다르지 않다.
특히 '밤을 건너는 자'라는 개념은 마치 신화적 영웅 서사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으며, 단순한 몬스터 사냥 게임이 아니라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게임 구조로 읽힐 수 있다. 낮과 밤, 빛과 어둠, 선택과 결과라는 대립 구조는 이용자에게 서사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선사하며, 이는 게임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예술적 표현 방식이다.
한편, 게임이 하나의 예술이라면, 이를 소비하는 방식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한정판 피규어, 실물 투구, 스틸북 등의 실물 상품은 게임 외부에서도 세계관과 감성을 연장하는 수단이다. 이처럼 게임은 이제 스크린 안의 콘텐츠를 넘어 일상의 오브제로 확장되며, 하나의 브랜드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게임을 예술로 인정하고, 게임 창작자를 보호하며, 창의성을 위한 환경을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것이다. 단기적인 흥행이나 수출 산업으로서의 접근을 넘어서,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게임 생태계를 위한 문화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정기적인 공론화의 장이 마련돼야 하며, 현장 개발자의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정책 설계에 반영되어야 한다.
게임은 단순한 산업도, 단순한 오락도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세대의 예술이며, 인간의 상상력이 구현되는 가장 진보된 형태의 창작물이다. 이제는 그에 걸맞는 대우와 보호, 그리고 인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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